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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한의사의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치열한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나면서 생긴 '의사 공백'을 한의사들이 메꿀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사-한의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급기야는 의사들이 한의사들을 향해 "다른 장기를 침범하는 암세포"라고 빗대는가 하면, 한의사들은 "양의사들의 꼼수"라며 양측 간 공격과 수 하자담보추급권 비 태세가 이어진다.
전날(13일)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암세포들은 쉬지 않고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다. 자신의 영역을 넘어 다른 장기까지 침범해 빠르게 세포를 증식한다"면서 "암세포에 짓눌린 정상 세포들은 제대로 살지 못하고 폐사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결국 장기 전체가 망가지는 지경에 이른다. 한의협은 본연의 자 창원 직장인 영어 리를 지켜라"고 말했다. 의사 공백을 메꾸겠다는 한의사를 겨냥해 '암세포'로 빗댄 것이다.
이어 의협은 "환자의 건강 수호는 물론, 안전한 치료와 함께 응급대처를 할 수 있는 건 오롯이 의과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의사들뿐"이라며 "한의협은 왜곡과 거짓 선전·선동을 중단하고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무에 전념하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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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8일, 의협은 한의협을 향해 '대국민 공개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의협은 토론회 주제로 △한방난임지원사업의 과학적 근거와 유산율의 증가 △한의약 처방 시 납·수은 등 중금속이 든 약재 사용의 안전성 △한의대 교육과정과 의대 교육과정의 비교 검토(70% 이상 다룬다는 주장) △ 연말정산식대 한방 진단서의 법적 효력과 공신력 문제 등을 내걸었다.
이에 한의협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의협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의협은 양의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난을, 한의사를 적으로 돌려 잠재우려는 속 보이는 꼼수에 헛웃음만 나올 뿐"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인터넷뱅킹 한의협은 "지금 양의계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꼼수가 아니라, 자신들이 외면하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와 턱없이 부족한 양방 공중보건의사 문제, 의대증원 불발로 파생될 양의사 부족과 진료 공백 등 실질적인 사안들"이라며 "한의 난임지원사업은 효과성이 입증돼 많은 지자체가 이를 지원하며, 의약품용 한약재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 한의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는 의협이 토론회 주제로 제안한 안건이 토론 주제조차 성립될 수 없단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의협은 의협에 △의사인력 절벽 △양방공중보건의사 부족으로 인한 농어촌 지역 의료 붕괴 △의사들의 지역의료현장 기피 등 시급한 보건의료현안의 대안을 마련을 위한 여야 대통령 후보들과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함께하는 끝장토론을 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13일 △부항·침 치료 이후 심각한 합병증·감염에 대한 치료는 한의사가 할 수 있느냐는 주제도 토론회에 추가하자면서 "(이런 상황을) 한의사들이 외면하는 동안 결국 의사들이 치료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의협이 의사집단을 향해 '양방', '양의사', '양의계', '양의사협회' 등으로 지칭한 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했다. 의협은 "공식적으로 '의사·의과'를 칭할 때 보건 의료법령 어디에도 없는 부적절한 표현인 '양의사·양방'이란 용어를 지속해서 사용한다면 '한의사'라는 용어 대신 '한방사'라는 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며 "전문가 단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의협과 한의협 모두 '끝장토론'을 하자고 주장하지만, 실제 토론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토론회 조건으로 내건 '주제'마저도 서로를 저격한 채 접점이 없어서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법원 판결 확정에 따른 한의사의 X-RAY(엑스레이) 사용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월17일 항소심에서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받은 한의사에 대해 1심 판결과 같은 무죄를 선고 했으며 검찰이 상고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2025.02.25.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이런 가운데 한의사들이 '한의사도 엑스레이(X-ray)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자 의료계가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한의협은 최근 수원지법이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썼다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원에 엑스레이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의사회는 "법원 판결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주장이다. 대놓고 현행법을 무시하고 불법을 저지르겠다는 만행에 가깝다"면서 "단순히 엑스레이 방식의 골밀도 기기 사용에 대한 무죄 판결만 갖고 모든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아전인수' 식의 해석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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